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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의 자국_호박, 버섯 plate

지나간 뒤에 남은 자국. 있다가도 없는 것들. 봄에 왔던 제비는 겨울에 없고, 담장 위 호박과 나무 밑 버섯은 저녁이 되니 없고, 밤에 마당으로 들어온 너희는 아침이 되니 없고, 흐드러지던 능소화는 여름과 함께 갔고, 초록 풀밭 위 흰나비는 초록과 함께 졌고, 예전의 나는 지금에 없다. 사라진 줄 알았던 너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곳에 자국을 남겨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진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