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피스는 늘 어떤 척을 해야 하는 공간이었다.
바른 자세, 빠른 회신, 적당한 눈치.
하지만 가끔은 멍하니 화면만 바라보는 시간,
커피를 핑계 삼아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이 더 진짜 같았다.
우리는 그 틈에 매몰기로 했다.
일과 쉼, 집중과 방향이 뒤섞인 모호한 경계.
형광등 아래 흐릿한 감정들, 퇴근 전 책상 위에 남겨진 체온 같은 것들.
중중 대화는 공회전을 돌고, 창밖을 향한 시선이 하루를 결정짓기도 한다.
그렇게 불완전한 순간들이 쌓여,
아이디어가 흐르고 영감이 실현되는 공간이 된다.
오피스는 어쩌면 가장 창의적인 무질서일지도 모른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