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치고 에이

체온

대화 없이 억지로 표정을 꾸며내지 않아도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사이를 생각해 봅니다. 어깨를 붙이고 앉아있는 아빠, 가만히 잡아보는 할머니의 손, 어깨에 기대어 오는 친구, 나를 올려다보는 고양이, 잠을 잘 때 기대어 오는 강아지. 생명의 온도는 너무나 따뜻해서 눈물이 나올 만큼 좋다가도 언젠가 이 온기를 잃을 날을 생각하게 되어버립니다. 나보다 많은 삶을 살아 온 존재와 함께 있을 때, 나보다 적은 삶을 살 존재와 함께 있을 때, 언젠가 멀어질 존재와 함께 있을 때. 그럴 때마다 다시 나를 현재의 나로 되돌아오게 하는 건 지금의 따뜻한 체온. 정해져 있는 미래가 다가왔을때 다시 꺼내볼 수 있도록 이 체온을 살과 기억에 새깁니다. * 모니터에 따라 보여지는 색감의 차이, 약간의 스크래치와 칼선 밀림이 있을 수 있습니다.